스스로의 변화를 깨닫는 여행
- Inni Kim
- 2025년 8월 21일
- 4분 분량
알렉산더 테크닉은
어쩌면 스스로를 끊임없이
설득해 나가는 과정일지 모릅니다.
이 과정은 오직
의식적인 생각을 통해 가능하죠.
그렇기에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최면과 혼동하기도 합니다.

왜 생각이 중요할까요?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던
습관적 생각들은 자신도 모르게
우리의 행동이나 사용에 영향을 미칩니다.
때로는 아주 미세한 생각일 수도 있고,
트라우마 같은 깊은 경험의 결과일 수도 있죠.
문제는 이런 생각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생각의 영향은 너무 복잡하니까요.
고관절 아탈구와 나의 이야기
제 고관절 아탈구를 처음 자각한 건
열다섯 살 무렵이었어요.
아마 그 전에도 이미
몸 어딘가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겠지만,
제가 그걸 제대로 느끼고 "이건 뭘까?" 하고 물었던 순간이
바로 그 나이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왜 그런 증상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었어요.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보기도 했고,
한의사나 카이로프랙티셔너,
롤핑 전문가들도 찾아갔죠.
정말 안해본 것이 없어요.
'통증이 없으니 수술은 안해도 된다'가
가장 큰 위안이었죠.
그분들은 어느 정도
제가 덜 불편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었지만,
그 증상 자체는 없어지지 않았어요.
알렉산더 테크닉을 만나게 되기 전까지는
늘 저와 함께 있었죠.
알렉산더 테크닉을 배우면서,
내 몸을 관찰하고 사용하는 방법들을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 이유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죠.
내 몸의 어느 부분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런 사용이 고관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천천히 알아가게 됐어요.
저는 저보다 두 살 어린 여동생,
아래로 여섯 살 어린 남동생이 있어요.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 나는 유치원생이었고,
남동생이 걸어다닐 무렵
저는 작은 국민학생이었어요.
엄마, 아빠는 늘 바빴어요.
특별한 날이 아니라면 우리는 늘 셋이서 지냈죠.
그 시절, 저는 남동생을 자주 업고 다녔어요.
아니, 단순히 업고 다닌 걸로 끝나는 게 아니었죠.
안고, 업고, 뛰고, 걷고, 넘어지고….
그 어린 나이에 남동생을 품에서
놓은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얘가 내 동생이니까 내가 잘 돌봐야 해—
그런 책임감이 꼬마였던 나를 움직였던 거겠죠.
그래서인지 남동생이 뛰어다니기 전까지는,
거의 나랑 한몸처럼 붙어 다녔던 기억이 나요.
몸에 대한 자각이 커지고,
알렉산더 테크닉을 배우면서
제 사용 방식이 좋아지다 보니
고관절 아탈구 증상도 점점 사라졌어요.
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증상이 사라져도
그게 왜 생겼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었을까…
어떤 이유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여전히 그 답은 알 수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조금 무겁고 묵직한 물건을 들어 올리려는 순간,
그때 그 감각이 기억 속에서 확 올라온 거예요.
마치 예고도 없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처럼요.
물건을 들어 올리기 위해
배 안쪽 깊은 곳에서부터 힘을 꽉 주고 있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어요.
'이건 마치 그때… 남동생을 안고 다녔던 그 감각이잖아.'
내 몸에 남아있는 기시감,
과거의 흔적이 튀어나온 순간이었죠.
한동안 멍하니 그때를 떠올렸던 것 같아요.
내가 그렇게 찾고 싶어도
나타나지 않던 사용의 원인이,
아주 기묘하게도 어느 날 불쑥 내게 찾아와 준 거예요.
슬며시 손을 내밀어 준 것처럼요.
가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어요.
우리 몸은, 그리고 우리 기억은 정말 놀라워요.
그 모든 걸 자각하고 깨닫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그렇지 않을 때도 있죠.
하지만 그 순간들은 늘
우리 안에 잠들어 있다가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언제든 말이에요.
하지만 이 복잡성을 억지로 분석하려 하기보다는,
알렉산더 테크닉의 단순한 원리를 적용해
자신의 사용 방식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 원인은 저처럼 어느 순간
떠오르듯 드러날 수도 있지만
아니어도 상관없잖아요.
이미 변화는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감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감각을 만드는 '의식적인 생각'입니다.
배움의 과정, 그리고 감각의 유혹
알렉산더 테크닉을 배우는 동안에도 우리는
쉽게 '좋은 결과'를 쫓기 쉬워요
레슨 동안 경험하는 가볍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니까요.
하지만 이 감각적 결과는 이전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좋음'이 진짜 좋은 것은 아닐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감각을 만들어낸
자신의 의식적 생각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그 생각을 스스로 말로 표현하거나 이미지화할 수도 있어요.
이런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독창적 경험을 만들어주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되는 과정: 프라이머리 컨트롤, 인히비션, 디렉션
알렉산더 테크닉의 중심에는
'프라이머리 컨트롤'이 있습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히비션(Inhibition, 억제)'과
'디렉션(Direction, 방향 지시)'의 원리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깨어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 안에서 자신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선택하며, 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상태 말입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법
알렉산더 테크닉은
교사가 무언가를 대신 해주는 방식이 아닙니다.
학생 스스로가 선택하고, 생각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교사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지만,
답변은 필수가 아닙니다.
질문을 통해 학생이 스스로를 깨우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죠.
알렉산더 테크닉의 매력
그래서 알렉산더 테크닉의 매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해집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과 자신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을 온전히 만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평소의 무심했던 상태에서 벗어나
레슨 이후 느낀 가벼움과 편안함으로 향하는 길은,
자신의 의식적인 생각이 없이는 갈 수 없으니까요.
자신만의 길 찾기
그 생각은 디렉션처럼 언어화하거나
그림으로 이미지화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점은 그것이 스스로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곧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이자 감각으로 연결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것이 구름처럼 느껴질 수도,
다른 이에게는 연결감,
혹은 바닥과의 그라운딩(grounding)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은 매 순간 다를 것입니다.
그것이 같다면, 그 순간에 진정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알렉산더 테크닉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개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깨어 있는 삶을 향해
결론적으로, 알렉산더 테크닉은
우리에게 스스로의 변화와 깨어 있는 사고를 안내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각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알렉산더 테크닉은 단순한 신체 사용의 교정을 넘어
인생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이 과정을 반복할 수록 저는 알렉산더 테크닉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내가 변화하는 환경과 시간 속에서도
진정 나 자신을 만나고 깨어 있는 법을
늘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치료가 아닙니다.
스스로의 변화를
자신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방법을 배우는
차별화된 배움의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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